에밀리와 스테파니의 만남
매력적이고 부와 명예, 훈남 남편까지 모든 걸 다 갖춘 '에밀리'는 어딘가 비밀스럽습니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누군가에게 사진 찍히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싱글맘 '스테파니'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들 덕분에 에밀리와 친구가 됩니다. 스테파니는 착하고 남들을 잘 도와주며, 사과하지 않아도 될 일에도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거침없는 성격의 에밀리는 그녀에게 미안해하지 말고, 상대가 강한 사람일수록 더 세게 나오라고 조언을 해줍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점점 친해지게 되는데 어느 날 에밀리는 스테파니에게 자기 아들을 맡기며 홀연 듯 사라집니다. 마이애미로 출장을 떠난다던 그녀는 4일째 집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연락이 되지 않자 스테파니는 에밀리의 직장인 '데니스 나일론'에 직접 방문하게 되고 거기서 에밀리의 사진을 하나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에밀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 소식에 슬픔에 잠긴 스테파니와 에밀리의 남편 숀은 더욱 가까워지게 되고 스테파니는 숀의 집에 같이 살게 됩니다. 그런데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에밀리가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에밀리의 아들은 자꾸만 엄마를 만났고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어딘가 수상한 느낌에 스테파니는 에밀리의 과거를 알아보려고 그녀의 과거 행적을 쫓습니다. 그러다 에밀리가 어릴 적 다녀간 성경캠프를 찾아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알게 된 사실은, 에밀리에게 쌍둥이 언니가 있었으며 이 둘은 어릴 때 집에 불을 지른 후 도망쳐 나왔다는 것입니다. 어딜 가나 눈에 띄었던 그 둘은 따로 떨어져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쌍둥이언니가 오랜만에 찾아와 에밀리에게 많은 돈을 요구하며 협박하자, 에밀리는 언니를 물에 빠뜨리고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알고 보니, 에밀리는 입만 열면 거짓말이 술술 나오는 사람이었습니다. 시어머니가 물려줬다던 반지는 사실 그녀가 몰래 훔친 것이었고, 그녀의 이름마저 가짜였습니다.
반전의 연속과 다소 허무한 결말
영화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서로가 속고 속이며 결말로 치달아갑니다. 이 영화는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 '다르시 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이 영화는 잘 짜인 각본으로, 에밀리의 과거 행적을 쫓아가는 서사가 참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고 진실을 알게 될수록 점점 영화에 빠져들게 되며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주인공인 스테파니의 심경변화가 생생하게 잘 느껴지고 마지막에 가서는 주인공인 스테파니는 성격이 적극적으로 변해서 마냥 순진하게 굴지 않습니다. 쉽게 사람을 믿고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처럼 굴던 스테파니는 이제 강단 있는 여자가 됐으며 총으로 에밀리를 협박까지 합니다. 그녀는 카디건 단추에 초소형 카메라를 달아, 에밀리의 진짜 모습을 생중계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영화 마지막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중반부까지 탄탄하게 잘 쌓아가던 스토리에 비해 후반부는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끝을 맺는데 조금 허무하고 힘이 빠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의 매력 포인트
미국 드라마 '가십걸'의 '세레나 밴더 우드슨' 역할로 유명한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주연으로 나온 스릴러라서 기대하고 봤는데 생각보다도 꽤 잘 만든 스릴러였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매력이 엄청납니다.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 처음 악역을 맡았는데 멋지게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녀의 말솜씨가 어찌나 뛰어난지, 악역임에도 왠지 빠져들게 되고 설득당하게 됩니다. 또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에밀리는 몸매를 드러내는 옷 대신 남성 양복을 입어야 된다"라고 주장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정말 멋진 패션이 탄생했습니다. 이 영화에는 볼거리가 참 많습니다. 에밀리와 숀의 집은 너무나 아름답고 에밀리의 패션 역시 보면서 참 스타일리시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스파이', '고스트 버스터즈(2016)'의 감독인 '폴 페이그' 감독의 작품입니다. 여성 중심의 코미디 작품을 많이 찍은 감독이라 그런지 이 영화에서도 여성 캐릭터가 아주 주체적입니다. 안나 켄드릭이 연기한 '스테파니'는 영화 초반에서 헌신적이고 가정적인 싱글맘에서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능동적이고 지능적인 캐릭터로 변화합니다. 이런 입체적인 캐릭터가 영화의 재미를 더 해줍니다. 이렇게 많은 재미를 선사한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입소문을 타고 북미 박스 오피스 역주행 1위를 차지했으며 이후, 4주간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머물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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